본문 바로가기

위로

어느 날 목련꽃이 피었습니다 언니에게 언니, 나는 아파요. 폭력은 중독성이 강해요. 한 번, 두 번 그렇게 몇 번씩 계속되면 이상하게 무뎌져요. 애초의 공포는 두려움과 체념, 복종과 옹호로 변하죠. 그리고 마지막에는 자책하고 말아요. 모두 내 잘못이라고 생각하게 돼요. 그래서 결국 나는 벗어날 수 없어요. 한 번, 두 번. 그럼 이것도 꽤 참을 만해요. 거의 매일 밤, 유리가 깨지고 망치가 문에 박혔어요. 15층 베란다 너머로 컴퓨터가 떨어졌어요. 쿠웅 소리가 났죠. 그리고 구둣발이 날아들었어요. 멍이 들고 피가 떨어졌어요. 시퍼런 칼등을 웅크리고 막았을 때, 그는 나에게 저주의 말을 퍼부었어요. 귀가 먹먹해질 때까지 아니면 눈이 퉁퉁 부어 붙어버릴 때까지 울고 나면 그나마 괜찮아졌어요. 아침은 생각보다 일찍 왔고. 소란은 금방 조.. 더보기
누구에게나 인생의 그날은 있다 인생을 바꿀지도 모를 중요한 결정이나 큰 사건은, 예고 없이 훌쩍 다가와 있다. 막상 겪어보면 생각보다 별것 아니고, 의외로 담담하다. 누구에게나 인생의 '그날'은 있다. 언제고 우리는 그날을 곱씹어 떠올리겠지만, 착잡하게 생각하진 마. 네가 미처 피할 수 없었던 일. 선택하지 못한 일. 일어나지 않은 또 다른 가능성에 일일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후회할 필요는 없다. 단, 모두가 반대하는 길을 스스로 결정했다면. 현실적인 비난과 충고, 버거운 기대와 책임 정도는 감수해야 해. 그리고 곱씹어 떠올려야 해. 그날의 간절함과 용기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 편이 되어준 고마운 이들을 말야. 어쩌면 최악의 순간이란 건 없을지도 몰라. 봐, 그새 괜찮아졌잖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