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썸네일형 리스트형 따뜻한 슬픔 따뜻한 슬픔. 어떤 슬픔들은 따뜻하다. 슬픔과 슬픔이 만나 그 알량한 온기로 서로 기대고 부빌 때, 슬픔도 따뜻해진다. 차가운, 아니다, 이 형용사는 전혀 정확하지 않다. 따뜻한 슬픔의 반대편에서 서성이는 슬픔이 있다. 그 슬픔에 어떤 형용사를 붙여주어야 하는가. 시린 슬픔? 아니다, 여전히 부족하다. 기대고 부빌 등 없는 슬픔들을 생각한다. 차가운 세상, 차가운 인생 복판에서 서성이는 슬픔들... 글 사진 조병준. 따뜻한 슬픔. 더보기 The Lady of Shalott The Lady of Shalott. John William Waterhouse. 워터하우스 그림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그림 '샬롯의 여인'. 알프레도 테니슨(Alfred Tennyson)의 시 'The Lady of Shalott'을 그림으로 그렸다. 성에 갇힌 채, 거울을 통해 바깥 세상을 보아야만 하는 저주에 걸린 샬롯의 여인은 거울에서 본 남자를 사랑하게 된다. 그를 만나기 위해 그녀는 성 밖으로 나가고 저주에 걸린 자신이 곧 죽을 것이라는 운명을 알면서도 배에 올라탄다. 배는 카멜롯으로 향하고 그녀는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한다. 그림속에 그녀 주변의 풀들은 모두 시들어 있고, 촛불마저 바람에 위태롭게 꺼져가고 있다. 그녀는 한손으로는 배를 옮아맨 밧줄을 잡고 쓰러질 듯 처연한.. 더보기 Pawel on the beach laughing, Positano, 1996 웃음과 기쁨과 눈물은 여전히 우리 곁에 김연수 / 소설가 writerkys@gmail.com 2007년에 발표한 장편소설『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은 문학 잡지에 연재할 때만 해도 제목이 ‘모두인 동시에 하나인’이었다. 책을 출판하려고 보니 그 제목이 좀 난해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른 제목을 찾다가 메어리 올리버의 시 ‘기러기’의 한 구절이 생각났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혼자 몇 번 중얼거려보니까 근사했다. 그래서 그걸 제목으로 결정했다. 그리고 얼마 뒤, 출판사의 편집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표지에 사용하고 싶은 이미지가 있으면 얘기해달라고 했다. 나는 “그 제목이라면 당연히 낸 골딘의 사진이죠”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어떤 사진인지 말해줄 수 있느냐고 편집자가 다시 물었다. 나는 기억을 더듬어.. 더보기 상처를 꽃으로 봄나물을 하던 어렸을 때 배웠지, 냉이나 씀바귀도 겨울 동안에는 뿌리가 길고 굵지만, 봄이 되면 뿌리의 힘이 잎으로 올라와 잎이 무성해지고 뿌리도 가늘고 짧고 허약해졌던 것을. 냉이나 씀바귀뿐이랴. 모든 초목들은 겨울 동안 제 뿌리를 깊이 튼튼히 키워야 봄 여름 가을을 뿌리만큼 높게 드넓게 자라면서 꽃과 잎을 피우고 열매 맺어 익힐 수 있다지. 높은 만큼 깊은 뿌리를 가졌다니, 초목이 그럴진대 사람이야 하고. 긴 생애를 살면서 주기적으로 자신의 잘잘못을 성찰하여 계획하고 고치고 바로잡을 준비도 하는 여유나 유예기간으로서 겨울철은 축복이라고, 불운에 더 덕 보는 게 값진 삶이라고 오죽하면, 대기만성大器晩成이라는 말이 생겼을까 싶지. 상처를 꽃으로. 유안진. 더보기 런던통신 1931 1935 런던통신 1931 1935 저자 버트런드 러셀 지음 출판사 사회평론 | 2011-04-21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8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우리에게 되돌아온 러셀의 지혜!20세기... 현대 세계에는 여가라고는 거의 없다. 사람들이 옛날보다 열심히 일해서 그런 게 아니라 오락도 일처럼 수고로운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영리한 사람은 많아졌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줄어들고 있다. 지혜란 천천히 생각하는 가운데 한 방울 한 방울씩 농축되는 것인데 누구도 그럴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 버트런드 러셀이 1931년에 쓴 [명상이 사라진 시대 The Decay of Meditation] 중. 세계사에는 네 종류의 시대가 있었다. 모두가 자기는 다 안다고 생각했던 시대, 아무도 자기가 아는 것이 있다고 생.. 더보기 After'Invisible Man'by RalphEllison, the Prologue Jeff Wall. After 'Invisible Man' by Ralph Ellison, the Prologue. 미국의 흑인 작가 랄프 앨리슨이 쓴 자전적 소설 'Invisible Man', 투명인간 (한국에는 '보이지 않는 인간'으로 출간되었다.)의 도입부를 재현해 낸 일종의 '삽화'다. "I'm an invisible man. I'm invisible, understand, simply because people refuse to see me." 나는 투명인간이다. 내가 보이지 않는 것은, 사람들이 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소설 'Invisible Man'. 주인공이 살고 있는 지하실의 모습을 재현했다. “내 동굴은 따뜻하고 빛으로 가득하다. 그렇다, 빛으로 꽉 찼다. .. 더보기 The Destroyed Room 들라크루아의 '사나다팔루스의 죽음' (Eugène Delacroix, The Death of Sardanapalus)에서 영감을 얻어 완성한 사진. 원작인 들라크우아의 그림을 보면 시선을 어디에 둘지 모를 정도로 복잡한 구도와 피사체들이 엉켜있다. 대학살의 혼란 속에서 침대위에 누워있는 사다나팔루스 왕의 표정은 태연하다. 제프 월의 '파괴된 방' (Jeff Wall, The Destroyed Room) 제프 월의 사진을 보면, 회화속의 대각선 구조를 그대로 옮겨 매트리스에 길게 사선으로 칼자국이 있다. 여성의 옷가지들과 소지품들이 뒹굴고 있고, 커튼은 찢어지고 벽에는 구멍이 나 있다. 이런 혼란 속에 유일하게 멀쩡한 것은 장롱 위에 여성 조각상이다. 회화속에 태연히 관망하고 있던 왕의 위치와 일치한다. .. 더보기 February 2005 Heather Horton. February 2005. 더보기 봄의 향기 김종하. 봄의 향기. 봄 복사꽃 픠고, 복사꽃 지고, 뱀이 눈뜨고, 초록제비 무처오는 하늬바람우에 혼령있는 하눌이어, 피가 잘 도라 ... 아무 病도 없으면 가시내야. 슬픈일좀 슬픈일좀, 있어야겠다. 서정주. 나는 서정주가 쓴 이 '봄'시가 제일 좋다. 더보기 이별 Edvard Munch. Separation 이별. 그가 그린 '이별'을 보면, 나를 버리고 가시는 그녀조차 순백으로 빛나고 있다. 심장을 움켜 잡고 있는 남자의 손에는 새빨간 피가 흐른다. 뭉크는 '질투'와 '이별' 이라는 같은 이름의 그림을 몇 번이나 그렸다.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