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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슬픔 앞에서

 

우리는 알고 있다.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이 나는 것은 기꺼이 타인의 슬픔을 나누고자 하는 우리의 선한 마음이다.

 

이 거대한 인재(人災) 앞에서.

혹자는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미안하다고 하지만, 함께 슬퍼하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선한 마음들이 모여 슬픔을 반으로, 또 반으로. 맞들어 짊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요 며칠,

나는 타인의 슬픔에 무감각하고, 그 고통을 비웃는 이들에게 분노했다.

죽음을 조롱하는 댓글과 막말들, 악성 루머와 스미싱 문자 유포자들,

경찰력으로 유가족을 막아서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윗분들.

깜깜한 물속에서 차갑게 식어간 생때같은 아이들을 두고 어떻게 그럴 수 있나.

그들은 명백히 나쁘다.

 

슬픔을 나누지 못할지언정 괴물은 되지 말자.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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