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감기로 한 3일을 앓았다가
환한 대낮에 밖으로 나왔더니 이렇게 개나리가 활짝 피었네요.
신나서 개나리를 찍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아주머니들이 인사를 합니다.
"아가씨, 봄이라고 꽃 찍는 거야? 저쪽에 진달래 핀 것도 봤어?"
응? 주택가에 진달래가 피나?
아주머니들을 따라가 보니 정말 진달래입니다.
주택가에 진달래가 덩그러니 심어져 있어요. 것도 화분에.
어떻게 된 연유인가 했더니.
"산에 갔다가 부러져 있는 거 내가 가져와서 심었어. 진짜 꽃이 필 줄은 몰랐지.
우리 아부지가 참 좋아하셨는데... 곱다."
냉큼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으시는 진달래 아주머니.
예쁘게 좀 찍어줘.
아주머니들은 진달래 아래에서 소녀처럼 까르르 까르르 웃다가 가셨어요.
주택가에서 예상치 못한 봄꽃 하나를 더 만났어요.
제 예상이 맞았다면, 매화.
매화는 우리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봄꽃입니다.
매화는 가난해도 향기를 팔지 않는 꽃.
엄마는 가난해도 네 향기를 팔지는 말라고 하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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