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뭐예요?"
내가 내 이름을 말해야 할 때가 종종 있다. 나는 이름이 특이한 편이라서, 이름을 말해도 상대방이 한 번에 알아듣고 제대로 표기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고술희, 고술이, 고순이. 뭐, 이렇게들 받아적곤 한다. 고수리? 설마 이런 이름이 있겠어? 라는 미심쩍음 때문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나는 내 이름을 말할 때마다 이렇게 말한다.
"수리수리 마수리할때 고수리예요."
그럼 열에 아홉은 웃는다. 웃긴 이름인 것이다. 나는 내 이름이 웃겨서 좋다. 내 이름에 유머가 섞여 있어서 좋다. 슬쩍 웃고, 슬쩍 나를 마주보는 사람들에게, 재밌죠? 히히. 웃어줄 수 있어서 좋다. 웃음만큼 우리 사이를 말랑하게 만드는 좋은 마법은 없는 것 같다. 정말 무슨 마법 주문같은 이름이다. 수리수리 고수리. 멋진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