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귀가 들리지 않는 남자에게 물었다.
"혹시 모든 소리가 사라졌을 때를 상상해보신 적 있으세요?"
"네. 자주 상상해요."
"나머지 귀마저 들리지 않는다면 어떨 것 같아요?"
"괜찮아요."
"두렵지 않으세요?"
"네. 저는 항상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며 살았어요. 그래서인지 어떤 일에도 쉽게 놀라지 않는 편이죠. 우리가 어쩔 수 없는 일들에 대해서는, 때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모든 소리가 사라진 그 날부터 또 살아가면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