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썸네일형 리스트형 시장에서 만난 엄마 시장에 갔다. 약재상 앞에 어린 여자애가 쪼그리고 앉아 굼벵이를 보고 있었다. 사과껍질이 뒹구는 톱밥 위에 굼벵이들이 꿈틀대고 있었다. 엄마가 아무리 손을 잡아끌어도 여자애는 그곳을 떠날 줄 몰랐다. 건너편 채소가게에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아줌마가 치매 걸린 엄마 손을 잡고 애호박을 골랐다. "엄마, 된장국 먹을래?" 늙은 엄마는 대답이 없었다. 어딘가 저 먼 곳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때 할머니 둘이 나란히 유모차를 끌고 지나갔다. "우리 애도 이제는 눈이 안 보여." 각자의 유모차에는 늙은 개가 나란히 앉아 있었다. 나는 시장에서 양파와 단호박, 달걀 한 판을 샀다. 시장 아저씨는 달걀판 하나를 마저 덧대 노끈으로 엮은 후, 내 손에 핸드백처럼 들려주었다. 달걀을 이렇게도 주는구나. 난 아까 굼.. 더보기 이전 1 다음